일일 커밋 1년 회고

일일커밋을 시작한지 1년이 되었다. 나는 1년을 기념해서 일일 커밋을 회고하려고 한다.

일일커밋을 시작한 이유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게으르고 무기력할 때가 많다. 그래서 하고싶은 공부가 있더라도 실행을 하지 못하는 큰 단점이 있었다. 공부를 할때는 열심히 했지만 아닐 때는 몇일 내내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한번 안하게 되면 계속 안해지고 .. 죄책감도 컸다. 나는 이 문제점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해결하려고 노력했으나 고치기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큰 방안이 필요했다.

일일 커밋이라는 것은 원래부터 알고 있었다. 취업과 공부 습관에 정말 좋은 공부법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처음 들었을 당시에는 ‘일일 커밋은 하루마다 프로그램 코드를 작성하는 것’ 이라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불가능해보였다. 하루에 한번 프로그램 코드를 작성하는 것은 그때 당시 나에겐 어려웠던 것이였다. 프로그램을 작성하기 위해선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냐부터 생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일 커밋은 나에게 너무 부담으로 느껴졌다.

그러다 공부 습관을 기르는 방법을 찾아보던 중 다시 일일 커밋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 일일 커밋에 대한 오해가 풀렸다. 꼭 프로그램 코드를 작성해야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공부를 했으면 그 공부한 것에 대한 커밋을 해도 된다는 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TIL이라는 Today I Learned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오늘 내가 공부한 것을 마크다운 문법으로 정리해서 올리는 것이다. 나는 이 TIL이 무척 맘에 들었고 이것을 통해서라면 일일 커밋을 실천할 수 있겠다 생각해서 일일 커밋을 시작하게 되었다.

일일 커밋의 장점

1년동안 일일 커밋을 실천해오면서 느낀 장점은 총 3 가지이다

  • 공부 습관을 기를 수 있다.
  • 1년동안 지식이 알차게 쌓인다.
  • 잔디를 심을 수 있다.

먼저 하루마다 꼭 커밋을 해야하니 공부를 하게된다. 공부를 해야 커밋을 할 수 있으니까. 솔직히 말하면 공부를 안해도 커밋한 적이 적지 않다. 놀거나 아프거나 집에 일이 있거나.. 그럴 때에는 전에 공부했던 것을 정리하거나 진짜 대충 어디서 주워들은 용어의 정의를 정리해서 올렸다. 그래도 이렇게 매일 공부를 하고.. 커밋을 하면서 이제는 하루라도 공부를 안하면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게 당연시 된 것 같다. 예전처럼 몇 일 열심히 공부하고 몇 일 엄청 늘어지는 그런 악순환이 없어졌다. 꾸준하게 공부하는 습관을 기른 것 같다. 습관 기르는게 정말 힘든데 이 부분은 일일 커밋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1년동안 열심히 공부를 하게되니 지식이 쌓인다. 지난 2018년을 돌아보면 정말 많은 것을 공부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내가 아는 지식의 대부분은 지난 1년동안 공부했던 것들 같다. 내가 공부를 시작한지 오래된 건 아니지만.. 일일커밋을 시작하기 전과 시작한 후의 습득량은 확연히 차이난다.

마지막으로는 깃허브의 잔디를 빼곡히 심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잔디가 채워지는 것은 정말 보기 좋다. 그리고 요즘은 깃허브도 포트폴리오로 속하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줘야하는데 열심히 관리해줘야하는 부분이 잔디라고 생각한다. 듬성 듬성난 잔디보다는 빼곡하게 채워진 잔디밭이 더 보기도 좋기 때문이다. 나는 1년동안 3일 커밋을 하지 못했다. 아팠을 때, 까먹었을 때, 졸업식 날.. 그때마다 하루씩 비어지는 잔디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공부를 못했다는 생각보다 풀잔디가 아니라는… 흑 그게 너무 슬펐다. ㅜ_ㅜ

일일커밋의 단점

내가 생각하는 일일 커밋의 단점은 짧고 굵게 말하자면 스트레스이다.

매일 매일 커밋을 해야한다는 그런 생각과 부담감과 책임감이 스트레스를 가져왔다. 회사나 학교를 갔다온 후 엄청 피곤한 날에도 ‘그래도 공부해야지’ 가 아닌 ‘그래도 커밋해야지’라는 생각이 든다는 단점. 그 부분이 나에겐 스트레스가 된 것 같다. 그래도 이런 강제성 때문에 공부를 하게 되었고 습관도 늘게되었지만..

그리고 커밋을 하기 애매한 공부를 했을 때. 예를 들어 하루종일 공부하기는 했으나 공부할 프로그램을 설치하느라 시간을 다 소모했을 때. 이럴 때는 공부는 했는데 커밋할 내용이 없어 난감하다. 설치 방법을 쓸 수 도 있지만 그 것을 쓰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때.. 이럴 때 애매하다.

또한 블로그 글을 쓸 때에도 방해가 되었다. 블로그 글을 쓸 때 최소 2-3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그러면 커밋을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을 멈추고 TIL 커밋을 했었다. 이것이 내가 티스토리에서 운영하던 블로그를 github.io로 이전한 이유이다.

일일 커밋을 하면서 약간 신데렐라가 된 느낌이었다. ‘12시 안에 얼른 커밋해야돼!!!!’ 이런 생각을 하고 지내왔다. 내가 잘 못된 부분이였을 수도 있지만.. 11시부터 공부를 시작하는데 12시 안에 커밋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이 되면 공부하고 싶은 분야는 그냥 안하고 빨리 공부할 수 있는 분야를 공부하기도 했다.

결론

나는 예전의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일일 커밋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깃허브를 포트폴리오 역할로 사용하고 싶은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일일 커밋은 정말 도움이 되는 공부 방법이자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한다. 나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고 1년동안 성장할 수 있었던 큰 요소는 이 일일 커밋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오늘 이후로 일일커밋 실천을 중단하려고 한다. 단점 부분에서 말했듯이 일일 커밋을 하며 스트레스를 알게 모르게 많이 받아왔던 것 같다. ‘이 ‘공부를 하고싶은에.. 커밋을 해야하니까 일단 빨리 정리할 수 있는 공부를 하고 다음에 하자’, ‘아 이거 설치하면 시간 다가는데 언제 커밋하지’ 이런 것들이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계속해서 하고, 더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그만하려고 한다. 아예 깃허브 활동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매일 매일 커밋해야한다는 강제성을 띄는 생각을 그만 한다는 것이다.

나는 1년동안 일일 커밋을 통해 기른 소중한 공부 습관을 가지고서 더욱 더 성장하고 싶고 그럴 거라는 확신이 있다. 그만두더라도 나의 잔디밭은 항상 무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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